스플릿 키보드

스플릿 키보드

17 Nov 2025·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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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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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 키보드를 하나 맞췄다. silakka54라고 입문용이다. 배열도 괴랄하고, 외관도 괴랄하고, 이름도 괴랄하다. 잘 쓰던 레이니 키보드 대신 스플릿 키보드를 하나 더 들인 것은 오로지 자세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체형을 가지고 있지만, 키보드는 항상 똑같은 표준 규격을 따른다. (텐키리스든 그보다 더 작은 크기의 키보드든 글자를 입력하는 자판은 똑같은 크기를 가진다.) 그래서 이들 키보드의 표준 규격에 내가 맞춰야만 한다. 키보드를 몸의 가운데에 두고 내 양팔을 공손하게 모아야한다.

그런데 사실 이건 말이 안된다. 일종의 부당한 강요다. 과거의 누군가에겐 그것이 표준이었을 지도 모르나, 현대의 누군가에겐 말도 안되는 불편함을 선사하는 속박일 수 있다. 긴 시간이 흐르며 일하는 형태가 바뀌어왔고 (대부분 PC 사용시간이 대폭 늘어났을 것이다.), 사람들의 체형도 바뀌어왔다. 그러니 표준이 그에 맞게 바뀌든, 표준 이외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든 해야한다.

이런 흐름에서 등장한 것이 스플릿 키보드다. 새로운 선택지로 등장한 터라 인기가 많아보이진 않는다.

남이 정해준 것을 거부하고 나에게 맞춘다는 패러다임이 마음에 꼭 든다. 나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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